코골이, 단순한 잠버릇 아닌 위험 신호? 수면무호흡증과 AI 진단 기술

코골이, 단순한 잠버릇 아닌 위험 신호? 수면무호흡증과 AI 진단 기술

이번 글에서는..

• 코골이, 단순한 잠버릇이 아닐 수 있습니다.
• 수면무호흡증이란 무엇이며 왜 위험할까요?
• 점점 늘어나는 수면무호흡증 환자들
• 숨소리만으로 수면무호흡증을 진단하는 AI 기술 개발
• AI 모델, 어떻게 작동하고 얼마나 정확할까요?
• AI 수면 진단 기술의 의미와 앞으로의 기대
• 코골이와 수면 건강, 이제는 방치하지 마세요.

코골이, 단순한 잠버릇이 아닐 수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코골이를 단순히 잠버릇이나 피곤함 때문에 생기는 소리로 여기곤 합니다. 하지만 코골이는 우리 몸이 보내는 중요한 건강 신호일 수 있습니다. 특히 심한 코골이는 수면무호흡증과 깊은 관련이 있으며, 이는 단순한 불편함을 넘어 심각한 건강 문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잠자는 동안 기도가 좁아져 공기가 통과할 때 목 주변 조직이 떨리면서 발생하는 소리가 바로 코골이입니다. 간헐적으로 발생하는 가벼운 코골이는 큰 문제가 아닐 수 있지만, 매일 밤 심하게 코를 골거나 숨을 멈추는 듯한 증상이 동반된다면 반드시 전문가의 진단이 필요합니다. 실제 심한 코골이 환자 10명 중 7명가량이 중등도 이상의 수면호흡장애 진단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수면무호흡증이란 무엇이며 왜 위험할까요?

수면무호흡증은 수면 중에 숨을 쉬지 않거나(무호흡) 숨 쉬는 양이 현저히 줄어드는(저호흡) 현상이 시간당 5회 이상 발생하는 질환입니다. 잠자는 동안 숨길이 반복적으로 막히면서 뇌와 신체에 산소 공급이 원활하지 않게 됩니다. 이는 숙면을 방해하여 낮 동안의 만성피로, 두통, 집중력 저하 등을 유발합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수면무호흡증이 다양한 심혈관 질환의 위험을 크게 높인다는 점입니다. 고혈압, 부정맥은 물론 심근경색, 뇌졸중과 같은 치명적인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잠자는 동안 우리 몸은 휴식을 취해야 하지만, 수면무호흡증 환자는 숨쉬기 위해 계속 각성 상태에 놓이게 되어 심혈관계에 지속적인 부담을 주게 됩니다.

점점 늘어나는 수면무호흡증 환자들

수면무호흡증으로 진료받는 환자의 수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습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수면무호흡증 환자는 2019년 8만 3683명에서 2023년 15만 3802명으로 4년 만에 두 배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이는 수면무호흡증이 더 이상 드문 질환이 아님을 보여줍니다.

이러한 증가세의 원인으로는 비만, 흡연, 고혈압 등 기존 위험 요인 외에도 스트레스, 불규칙한 생활 습관 등이 지목되고 있습니다. 또한, 코골이나 수면무호흡증 증상이 있어도 이를 심각하게 여기지 않고 적극적인 진단과 치료를 미루는 인식 부족도 환자 수 증가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숨소리만으로 수면무호흡증을 진단하는 AI 기술 개발

수면무호흡증 진단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보다 쉽고 간편하게 수면 상태를 측정하고 진단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의 필요성도 대두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간단하게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을 진단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모델을 개발했다는 희소식이 있습니다.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윤인영 교수, 이비인후과 김정훈 교수 연구팀은 에이슬립 홍준기 CTO 연구팀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숨소리 데이터만으로 수면 단계를 예측하는 AI 모델을 개발했습니다. 이 모델은 특히 여러 사람이 함께 자는 환경에서도 개인별 수면 단계를 정확하게 분류할 수 있는지에 초점을 맞춰 개발되었습니다.

AI 모델, 어떻게 작동하고 얼마나 정확할까요?

연구팀은 성인 44쌍, 총 88명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참가자들은 한 침대에서 동시에 잠을 자고, 각자의 베개 옆에 스마트폰을 두고 숨소리를 녹음했습니다. 동시에 수면 상태를 정밀하게 측정하는 표준 검사인 수면다원검사도 함께 시행했습니다.

이렇게 수집된 숨소리 데이터와 수면다원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AI 모델을 학습시켰습니다. AI는 스마트폰에 더 가까이 있는 사람의 숨소리 신호를 자동으로 식별하고 분석하도록 훈련되었습니다. 학습된 AI 모델이 예측한 개인별 수면 단계를 수면다원검사 결과와 비교하여 정확도를 평가했습니다.

연구 결과, AI 모델은 4단계 수면 분류(깨어있음, 렘수면, 얕은 수면, 깊은 수면)에서 Macro F1 점수 0.63을 기록했으며, 2단계 분류(깨어있음/수면)에서는 0.77의 높은 예측 정확도를 보였습니다. Macro F1 점수는 다양한 범주를 얼마나 정확하게 구분하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1에 가까울수록 성능이 우수함을 의미합니다. 이는 기존 웨어러블 수면 측정 기기의 성능(4단계 기준 Macro F1 점수 0.49)보다 약 29% 향상된 수준입니다.

AI 수면 진단 기술의 의미와 앞으로의 기대

이번 연구는 여러 사람이 함께 자는 실제 환경에서도 스마트폰 마이크만으로 수면다원검사 수준의 정밀한 수면 분석이 가능함을 입증한 최초의 연구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집니다. 별도의 복잡하거나 값비싼 웨어러블 기기 없이도 수면 상태를 모니터링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 것입니다.

연구를 이끈 윤인영 교수는 "이번 기술 개발을 통해 수면 건강 관리의 접근성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김정훈 교수 역시 공동 수면 환경에서의 적용 가능성을 입증했다는 점을 강조하며, AI 기반 수면 분석 기술의 활용 범위가 넓어질 것임을 시사했습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권위의 수면 의학 국제 학술지 'Sleep Medicine'에 게재되었으며, 2024년 유럽 수면학회(ESRS)에서 우수 초록으로 선정되는 등 학계에서도 그 가치를 인정받았습니다.

코골이와 수면 건강, 이제는 방치하지 마세요.

단순히 시끄러운 소리로만 여겼던 코골이가 수면무호흡증의 신호일 수 있으며, 이는 심각한 건강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습니다. 수면무호흡증은 삶의 질을 저하시킬 뿐만 아니라,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의 원인이 될 수도 있습니다.

최근 개발된 AI 기반 수면 진단 기술처럼, 수면 건강 관리를 위한 기술적 발전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술의 도움을 받아 자신의 수면 상태를 점검하고, 필요하다면 전문가의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코골이 증상이 있거나 수면 중 숨을 멈추는 듯한 경험을 했다면, 더 이상 망설이지 말고 수면 클리닉 등을 방문하여 상담받으시길 바랍니다. 건강한 수면은 건강한 삶의 기본입니다.